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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방승보규님    작성일시: 작성일2024-12-27 21:42:30    조회: 134회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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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2024년 푸른 용의 해가 저물고, 뱀의 해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올 한해 우리 곁의 동물들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새해 벽두부터 산천어들은 여전히 사람들의 손에 재미로 죽어가고, ‘죽음의 수족관’에서는 쇼 돌고래가 죽거나 새로 태어났습니다. 복날이면 익숙하게 먹었던 삼계탕이 실은 ‘백세미’라는 품종의 닭이었다는 사실이 새삼 알려졌고, 원인을 알 수 없는 신경·근육병증이 고양이 사이에서 확산돼 많은 대출계산법 동물이 목숨을 잃는 슬픔이 있었습니다.
절망의 시간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오랫동안 해결되지 못했던 우리 사회의 논쟁거리였던 개 식용을 금지하는 법이 드디어 제정됐고, 동물에게 법적 지위를 부여하자는 생태법인 논의도 이어졌습니다. 자이언트판다 ‘푸바오’와 사자 ‘바람이’가 살던 동물원 이슈는 동물원 동물 복지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개콘 잠시만요 도살 직전에 구조된 퇴역 경주마는 ‘고향’ 미국으로 돌아가 새 삶을 찾기도 했습니다. 다사다난했던 2024년을 월별 주요 사건과 제도 변화 등으로 되짚어봤습니다.
1월|개 식용 굿바이
“대한민국은 생명 존중을 향한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었다.” 지난 1월9일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 9월 자동차 판매조건 ’(개식용종식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동물단체들이 내놓은 논평입니다. 1980년대 서울올림픽 개최 즈음에 시작된 개 식용 논쟁은 지난 30여년 간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과거엔 ‘전통 식문화’라는 주장과 ‘동물 학대’라는 의견이 맞섰으나 점차 개농장의 열악한 환경과 잔인한 도살 등이 알려지며 개 식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여론에 힘이 실렸습 개인신용등급무료조회 니다. 정치권에서도 20·21대 국회에서 여러 건의 개 식용 금지 관련 법안이 발의됐으나 입법으로까지 연결되지 않았지만, 올해 마침내 ‘식용 목적의 개를 사육·도살·유통·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이 마련된 것입니다. 정부는 현재 개식용금지법 처벌이 유예된 2027년까지 개 식용 업계의 전·폐업을 유도하기 위한 계획을 실행 중입니다. (▷‘개 식용 종식 대출사기 법’ 국회 통과)



지난해 10월 말 제주시 애월읍 축산물공판장 앞에서 도살 직전 구조된 말 ‘늘봄’이 지난 2월 고향인 미국으로 돌아갔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2월|도살 직전 새 삶 찾은 경주마 ‘늘봄’
제주에서 도살 직전 구조된 미국 출신 경주마 ‘늘봄’이 6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갔습니다. 16살 퇴역마 늘봄은 2023년 10월 제주시 애월읍의 도살장으로 실려 가던 것을 지역 동물단체인 ‘제주비건’과 국제동물권단체 ‘피타’(PETA)가 구조했는데요, 이를 알게 된 미국 경주마 기업이 늘봄을 입양하며 미국으로 돌아가게 된 것입니다. 늘봄은 다행히 새 삶을 얻었지만, 여전히 한해 1400여 마리 은퇴 경주마들을 위한 ‘말 전 생애 이력제 의무화’ 등 보호·복지체계는 미비합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월 충남 공주에서는 경마·승마에 이용됐던 말 20여 마리가 방치돼 굶어 죽거나 병들어 사망한 현장이 드러나 충격을 안겼습니다. (▷‘늘봄’ 미국서 여생 보낸다)
3월|‘귤 엔터’ 시고르자브종 전원 데뷔
제주의 ‘시고르자브종’(시골 믹스견) 유기견 18마리가 2년 반 만에 모두 입양됐습니다. 지난 2021년 11월 ‘반려동물 아이돌 세계관’이라는 독특한 입양 컨셉을 고안해낸 ‘귤 엔터테인먼트’ 구낙현씨는 제주 탠져린즈, 만다린즈, 노지감귤즈라는 이름의 ‘강아지 아이돌 그룹’을 만들어 제주 지역 유기견 입양 홍보에 나섰죠.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지만, 마지막 ‘연습생’ 오렌지가 오랜 기간 입양 가족을 만나지 못하다가 마침내 지난 3월 입양처가 정해지며 ‘전원 데뷔’에 성공하게 됐습니다. “시골 개라고 해서 열악한 환경에서 사는 게 당연한 것은 아니”라는 구씨의 말이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귤엔터 꽃길만 걷자)



에버랜드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지난 4월3일 중국 쓰촨성 자이언트판다 보전연구센터로 출발했다. 에버랜드 제공


4월|“백년이 지나도 우리의 판다, 푸바오”
‘용인 푸씨’ ‘푸린세스’ 등의 별명으로 큰 사랑을 받아온 용인 에버랜드의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중국 쓰촨성 자이언트판다보전연구센터로 이동했습니다. 중국과의 협약에 따라 중국 밖에서 태어난 판다는 48개월 이전에 중국으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인데요, 지난 4월3일 열린 ‘푸바오 환송식’에는 시민 6000여 명이 참여해 눈물을 흘리며 푸바오를 배웅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동물 팬덤’은 우리나라에서는 전례 없는 일로, 동물을 대상화하고 귀여움을 소비한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한편에선 푸바오 팬들이 푸바오의 사육 환경을 개선할 것을 동물원 쪽에 적극적으로 건의하는 등 동물원 동물의 사육 환경·복지에 대한 관심을 넓힌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귀여움’이 소비로 그치지 않으려면)
5월|원인 불명 고양이 신경·근육병증 확산
4월 초 반려묘들이 갑작스러운 신경·근육병증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고양이들이 갑자기 식욕 저하, 기립 불능, 몸 떨림, 근색소뇨 등을 보이다가 사망에 이른 것입니다. 사태 초반 반려인들은 공통점으로 국내에서 제조된 사료를 원인으로 지목했지만, 정부 조사에서는 관련 사료제품들이 모두 ‘적합’ 판정을 받으며 사망 요인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동물단체 라이프·묘연의 집계를 보면, 12월 현재 ‘고양이 신경·근육병증’ 피해 고양이는 모두 589마리로, 그 가운데 232마리가 사망했습니다. (▷피해 고양이 반려인 3명 인터뷰)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6월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 한 호텔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투르크메니스탄 국견인 알라바이를 안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6월|책임지지 않는 ‘동물 외교’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에 나섰다가 투르크메니스탄에서 개 2마리를 ‘선물’ 받았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 퇴임 당시, 김정은 북한 국미위원장에게 받은 풍산개의 거취가 논란이 인 바 있음에도 또다시 동물을 선물로 받은 것입니다. 대통령이 재임 중 선물 받은 동·식물은 ‘대통령기록물’로 분류돼 개인 입양이 어렵습니다. 때문에 ‘정상 간 동물 선물’은 지양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져 왔는데요, 이번에도 선물 받은 투르크메니스탄 국견 두 마리는 결국 한국에 온 지 7개월 만인 지난 11월 동물원으로 거쳐를 옮겨야 했습니다. (▷‘투르크 국견’ 알라바이 결국 동물원행)
7월|한국에만 있는 종, 백세미
무더운 복날의 대표적 음식인 삼계탕, 그 많은 닭은 어디에서 태어나 어떻게 죽음을 맞게 될까요. ‘동물해방물결’과 ‘동물을 위한 마지막 희망’(LCA)이 삼계탕에 이용되는 삼계를 사육하는 국내 농장 3곳을 3달 동안 잠입 조사한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삼계탕에 이용되는 이 닭들은 ‘삼계’ 혹은 ‘백세미’라 불리는데, 우리가 평소 치킨이나 닭가슴살로 소비하는 육계와는 다른 품종입니다. 오직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교잡종인데요, 이 백세미들은 몸을 돌릴 수도 없을 정도로 좁은 공간에서 생활하며 생명에 치명적인 피부염, 동종 포식에 시달리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죽은 닭을 쪼아먹은 닭이 삼계탕에)



국내 양계농장의 밀집 사육 현장이 동물권단체들의 잠입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삼계탕으로 소비되는 닭들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극도로 제한된 상황에서 먹이 섭취가 불가능할 정도로 밀집 사육되고 있었다. 동물해방물결 제공


8월|돌고래 ‘종달’ 괴롭힌 낚싯줄
낚싯줄에 얽혀 힘겹게 헤엄치던 새끼 제주남방큰돌고래 ‘종달’의 몸통에서 낚싯줄이 끊겼습니다. 종달이가 폐어구에 감긴 채 발견된 지 10개월 만이었습니다. ‘제주돌고래긴급구조단’은 종달을 돕기 위해 올해 1월 1차 구조에서 종달의 꼬리지느러미에 늘어졌던 낚싯줄을 제거했습니다만 여전히 종달의 몸통엔 낚싯줄 걸려있었는데요, 이를 마침내 끊어낸 것입니다. 제주에서는 매년 해양 쓰레기와 폐어구에 걸려 죽거나 치명적인 피해를 입는 남방큰돌고래가 발견되고 있다고 합니다. ‘제2의 종달이’를 막기 위해 제주도에서는 제주 남방큰돌고래에게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생태법인 제도’를 추진 중인데요, 올해 안에 진전을 이룰 수 있을까요. (▷돌고래 10개월 괴롭힌 낚싯줄)
9월|열흘 된 새끼 돌고래까지…
‘돌고래의 무덤’이라 불리는 경남 거제의 돌고래 수족관 ‘거제씨월드’에서는 올해도 안타까운 죽음이 이어졌습니다. 지난 4월 큰돌고래 ‘줄라이’(18살)와 ‘노바’(14살)가 약을 먹으며 죽음 직전까지 쇼에 투입됐다가 세상을 떠난 것입니다. 이렇게 돌고래가 죽어가는데도 수족관은 암수를 분리하지 않아 4월 새끼 돌고래가 태어났고, 9월엔 태어난 지 열흘 된 새끼 돌고래가 폐사했습니다. 신규 고래류의 보유를 금지한 개정 돌고래수족관법 시행 이후에도 거제씨월드에서는 불행한 출산과 죽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거제씨월드서 또 고래가 죽었다)



‘돌고래 학대’ 비판을 받아온 수족관 ‘거제씨월드’가 새끼 돌고래를 이용한 체험 프로그램을 새로 시작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은 어미 돌고래 ‘마크’(왼쪽)와 ‘마일로’의 모습. 거제씨월드 인스타그램 갈무리


10월|야생동물 개체군 73%가 사라졌다
세계자연기금(WWF)이 2년에 한 번씩 발간하는 ‘지구생명보고서’에서 전 세계 야생동물 개체군의 규모가 지난 50년 동안 평균 73% 감소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특히 이번 보고서에서는 담수 생태계의 규모가 85% 감소해 생물다양성에 가장 큰 위협을 겪고 있었는데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강에 서식하는 왕연어는 1970년 이후 88%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월 콜롬비아 칼리에서는 제16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6)가 열리기도 했는데요, 이 총회에서는 당사국들이 ‘원주민 상설 협의체’를 신설하는 것에 합의한 바 있습니다. (▷‘2024 지구생명보고서’ 발간)
11월|“추어탕 미꾸라지, 소금 비벼 죽이지 말라”
저명한 실천윤리학자 피터 싱어 미국 프린스턴대 명예교수가 한국을 찾았습니다. 그가 29살 옥스퍼드대 대학원 재학 시절 쓴 책 ‘동물해방’(1975년)은 공장식 축산에 반대하며 우리가 농장동물과 실험동물에 가하는 ‘종차별주의’를 지적해 지금까지도 동물권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책입니다. ‘쾌락과 고통을 느끼는 능력’(쾌고 감수능력)을 지닌 동물은 인간과 마찬가지로 윤리적으로 대해야 한다고 지적해온 그가 이번 방한에서 한겨레와 만난 싱어 교수는 “동물의 고통을 줄이는 것이 기후변화를 늦추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세계적 윤리학자의 당부)



지난 11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실천윤리학자 피터 싱어 미국 프린스턴대 명예교수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에스비에스 제공


12월|‘시민과학자’들도 연말결산
새, 곤충, 가로수와 양서·파충류, 지의류까지. 우리 주변의 생물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시민과학자’들도 연말을 맞아 한 해의 성과를 공유하는 발표회를 가졌습니다. 시민과학(Citizen Science)이란, 과학자가 아닌 일반 시민이 과학 연구에 직접 참여하거나 연구에 기여하는 활동을 말하는데요, 정부가 2011년부터 운영하는 ‘시민참여 한국 생물다양성 관측 네트워크’(K-BON)이 대표적입니다. 전국의 시민과학자와 연구기관이 협업해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종’을 관찰하는 활동입니다. 시민들은 어째서 자발적으로 산으로, 들로, 바다로 나가 관찰과 기록에 나섰을까요. 10년 차 한 시민과학자는 “발견의 기쁨”을 이야기했습니다.(▷이 힘든 걸 왜 하느냐고요?)



문 닫은 동물원에 방치됐던 경남 김해시 부경동물원과 대구의 한 종합쇼핑몰의 실내 테마파크 동물원 동물들이 지난 5월 다른 두 곳의 동물원으로 이관됐다. 사진은 지난 2월 대구 실내 테마파크 동물원의 백사자. 김지숙 기자


이외에도 사자 ‘바람이’가 살던 경남 김해의 부경동물원, 같은 사업주가 운영하던 대구 체험동물원이 폐업하며 문 닫은 동물원에 240여 마리 동물들이 수개월간 방치됐습니다. 동물들의 구조·격리 조치가 시급하다는 시민사회의 지적에도 정부와 지자체는 ‘사유재산’에 해당해 적극적인 조처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해 현행 동물원 관련 법의 미비점을 드러낸 사례로 평가받았습니다. 다행히 동물원에 남겨졌던 ‘바람이 딸’은 8월 청주동물원으로, 나머지 동물들도 다른 동물원으로 이동했지만, 언제까지 동물을 ‘물건’처럼 거래되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을 남겼습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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