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권영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매니징디렉터(MD) 파트너(사진)는 지난 24일 서울 회현동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국내 보험산업엔 ‘시장 포화’ ‘성장 정체’ 등의 꼬리표가 따라붙는다”면서 “이런 시각에 절반은 동의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저성장과 고령화 등 일련의 사회 변화가 보험산업에 부정적인 건 사실이지만, 그 자체만으로 절대적 위기 요인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장 파트너는 2008년 BCG에 입사해 보험업계 구조조정, 인수합병(M&A), 사업모델 혁신 등 프로젝트를 진행한 보험·금융 부문 전문가다. 2년간 도쿄사무소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어 선진시장인 일본 보험산업에 대 대학등록금 한 이해도가 높다.
실제로 한국보다 먼저 저성장·고령화가 이뤄진 일본에선 보험산업이 높은 성장성을 보이고 있다. 장 파트너는 그 배경으로 “일본에는 한국에 없는 보험사 비즈니스 모델과 상품이 있기 때문”이라며 “기업 고객이나 특정 상품에만 특화된 보험사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 “일본은 연금보험 시장이 어마어마하게 크지만, 한국은 경제협력 새희망홀씨대출자격 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연금보험이 가장 적게 팔리는 나라 중 하나”라고 짚었다. 실제 일본의 개인연금보험 가입 금액은 2022년 기준 100조엔(약 920조원)에 달하지만, 국내 개인연금보험 시장은 일본의 3분의 1 수준(약 301조원)이다.
그는 국내에서 연금보험 시장이 성장하지 못한 이유가 “보험사의 자산운용 역량이 떨어지고 현대해상 전세대출 자본 규제가 강하기 때문”이라며 “일본 보험사는 해외 사모펀드와 공동으로 투자하거나 필요한 경우 해외 운용사를 직접 인수해 투자 역량을 내재화한다”고 말했다.
장 파트너는 국내 보험사의 영업 및 판매 방식에도 한계가 뚜렷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국내 보험사는 모든 상품 라인업을 갖춘 ‘백화점식 영업’에 나선다”며 “그러다 보니 보험사 간 한국신용평가원취업 차별성이 떨어지고, 결국 가격(보험료)을 두고 출혈 경쟁을 벌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보험사가 새로운 고객군을 공략하고 혁신적 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국내 보험사의 해외사업 비중이 미미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장 파트너는 “일본과 미국, 유럽의 선도 보험사는 전체 이익의 30~60%를 해외에서 벌어들인다”며 퓨마 “일본생명이나 동경해상 등은 미국 호주 유럽 등에 과감하게 진출해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보험사는 대부분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으로 나가고 있는데,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