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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산제련소 인듐 주조공장에서 한 근로자가 고순도 인듐괴를 만들고 있다. <고려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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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듐은 한때 은보다도 비싸 ‘fake silver(가짜 은)’라고 불렸던 귀한 몸이죠. 중국이 수출을 통제한다고 하니 국내 유일하게 인듐을 생산하는 저희에겐 되레 호재입니다.”(원종관 온산제련소 생산2본부장)
지난 25일 방문한 울산 울주군 고려아연 온산제 길잡이 련소 내 인듐 주조공장. 공장 안에 들어서자 귀를 먹먹하게 하는 기계음과 함께 쇠비린내가 코를 찔렀다.
공장 한쪽엔 은괴(銀塊)를 연상케 하는 인듐이 쌓여 있었다. 곳곳에서 직원들이 뜨거운 열기 속에 주조 작업(470~500도의 고온 전기로에서 고순도 인듐괴를 뽑아내는 공정)에 한창이었다.
인듐은 원래 액정표시장치(LCD 예금금리높은곳 )에 주로 사용되던 금속으로 태양전지, 원자력, 반도체 같은 미래 핵심 산업에서 부품 소재로 쓰인다. 전 세계 연 생산량이 1000여 t에 불과할 정도로 희소한 자원이다.
원종관 온산제련소 생산2본부장은 “온산제련소 인듐 생산량은 전 세계 개별 제련소 기준 주택청약저축 1순위 1위로 연간 150t 내외”라며 “중국이 글로벌 생산량의 70%가량을 차지하고 있지만, 미국 수입량의 30% 정도는 고려아연이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온산제련소는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 18배 넓이(약 142만㎡)에 달하는 세계 최대 비철금속 제련소다. 고려아연은 여기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아연-연(납)-동 통합공 금리계산 정’을 운영한다.
통합공정이란 아연·연·동 제련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퓨머(FUMER)’라는 집진 설비에 넣어 금속 소재를 중간재 형태로 회수해 재활용하는 기술이다. 강기태 온산제련소 책임은 “통합공정 기술을 쉽게 비유하면 소를 도축하는 것과 비슷하다”며 “쇠고기가 버릴 부위가 없는 것처럼 정광(광물 원료)도 통합공정을 거치면 버려지는 부산물 없이 모두 귀하게 쓰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제련 과정에선 아연·연·동 외에 금은 같은 귀금속과 인듐·안티모니를 비롯한 ‘희소금속’도 부산물로 나온다. 희소금속은 산업 수요가 높은 금속으로, 극소수 국가에서만 생산되는 금속 35종을 지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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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인듐 주조공장에서 고순도(99.999%) 인듐괴가 만들어지는 모습. <고려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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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산제련소에서 만들어진 고순도(99.999%) 인듐괴가 쌓여있는 모습. <고려아연>
고려아연은 제련 부산물을 재활용해 희소금속을 순도 높은 ‘괴(塊)’로 생산해낼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다른 비금속 업체와 구별되는 강력한 무기다. 고려아연은 인듐·안티모니 같은 희소금속 판매로만 지난해 총 1810억원의 매출과 1150억원의 매출총이익(별도 기준)을 올렸다.
부산물 외에도 폐전자제품 등에서 희소금속을 추출하는데, 이를 ‘도시광산업’이라고 부른다. 폐인쇄회로기판(PCB), 태양광 패널, 전기차 폐배터리 등을 모아 2차 원료로 가공한 뒤 통합공정에 투입한다. 이를 위해 2022년 미국의 전자 폐기물 리사이클링 기업 이그니오홀딩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고려아연의 통합공정·도시광산 기술은 자원 안보 측면에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은 중국의 잇따른 희소금속 수출 통제에 타격을 받고 있다. 향후 한국 정부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간 협상 테이블에서 고려아연이 회수하는 희소금속을 협상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은 지난해 9월 안티모니, 올해 2월엔 인듐·텅스텐·텔루륨·비스무트·몰리브덴 등 총 6개 품목에 대해 수출 통제를 하기로 결정했다. 고려아연은 이 가운데 인듐·안티모니·비스무트·텔루륨 등 4개 품목을 생산 중이다.
특히 인듐과 안티모니를 생산하는 곳은 국내에서 고려아연이 유일하다. 안티모니는 난연성을 갖고 있어 반도체는 물론 탄약·미사일 같은 방산 분야에 널리 쓰인다.
수출 통제가 본격화되면서 인듐·안티모니 가격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4일 기준 글로벌 인듐 가격은 ㎏당 372.5달러로 지난해 평균(㎏당 317달러) 대비 10% 이상 상승했다. 안티모니 역시 2023년 말 t당 1만달러 수준이던 가격이 올해 2월 기준 t당 5만150달러까지 치솟았다.
권기성 온산제련소 생산3본부장은 “올해 희소금속 생산을 품목별로 20~30% 늘릴 계획”이라며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