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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마련했던 협치 기회가 8일 만에 물거품이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28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를 즉시 임명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으며 국정협의회 참여 자체를 거부했다. 연금개혁·반도체특별법·추가경정예산안 협의가 줄줄이 미뤄지며 “야당이 민생을 내팽개쳤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이날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최 권한대행이 헌법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한 대화 상대로 인정하기 어렵다”며 알바급여계산기 국정협의회 참석 ‘보류’를 선언했다. 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를 때까지 국정협의회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전날 우원식 국회의장 중재로 만나 국민연금 모수개혁을 국정협의회에서 마무리하기로 결정한 지 불과 하루 만에 벌어진 일이다.
박 원내대표는 “헌재가 마 재판관 임명을 거부한 행위에 대해 만장일치로 위헌이라고 선고했다”며 졸업생대출 “그런데도 최 권한대행은 임명을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로 무려 63일째 위헌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며 “국정 수습이 아니라 오히려 국정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국세청고시이자율 발언하고 있다. 2025.2.28 [사진 = 연합뉴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오늘 국정협의회가 열리면 뭐가 타결될 것 같냐”며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민생·경제 현안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에 국정협의회가 열렸더라도 성과를 거두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한국산학연협회 주장이다.
국정협의회가 불발되자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맹공격에 나섰다. 민생보다는 정쟁에 매몰돼 있다는 비난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정협의회에 정치적 문제를 갖고 참석을 거부한 건 국정협의회 발족 취지를 몰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생과 정쟁을 뒤섞으며 자신들 뜻이 관철되지 신용등급 7등급 이하 않는다고 민생마저 내팽개치는 태도를 유지하는 한 국정협의회를 운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를 향해선 “국회의원이 권한대행에게 임명을 강요하고, 권한대행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 자체가 오만할 뿐 아니라 무례하다”고 꼬집었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당면한 민생문제 해결과 주력 산업 생존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국정협의회가 취소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어 “민생·경제를 위해 여야정 소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조속한 재개를 촉구했다.
우 의장은 양측에 유감을 표했다. 그는 “헌재가 결론을 낸 일을 놓고 국정협의회가 공전하는 건 국민적 동의를 얻기 어렵다”며 “최 권한대행은 위헌적 상황과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지 말고, 민주당은 보류 입장을 재고하기 바란다”고 쓴소리를 했다.
야당 내부에서조차 잘못된 선택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재판관 임명은 민생·경제와는 무관한 문제인 데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도 큰 영향을 끼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야당 의원은 “국정협의회에서 재판관 임명을 촉구하며 민생 현안을 논의했으면 될 일”이라며 “민주당이 집권한다면 입법·행정권을 모두 가진 채 국민의힘과 대화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행동할 수 있을 거라는 주장에 힘만 실어준 꼴”이라고 비판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신용회복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민생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을 마친 뒤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2025.2.28 [사진 = 연합뉴스]
다만 재판관 임명 문제로 국정협의회가 깨지면서 최 권한대행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법률 검토에 더해 정무적 판단까지 필요한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최 권한대행은 결정문 이행 의무와 권한대행으로서 임명권 등에 대해 법률 검토를 거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권한대행이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임명을 보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한 총리 탄핵심판은 지난 19일 변론이 종결돼 다음달에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탄핵이 기각돼 한 총리가 직무에 복귀하면 권한대행 지위가 다시 넘어가게 된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최 권한대행이 준비해 뒀던 모두발언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최 권한대행은 △연금 자동조정장치 도입 △주 52시간 근무제 예외 반도체특별법 제정 △소상공인·중소기업 세제 지원 등을 요청하려고 했다.
연금개혁과 관련해선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조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자동조정장치 도입이 전제된 연금개혁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특별법을 두고선 “원하는 경우에 한해 건강권 보호조치를 전제로 자율 근로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이라며 전향적 검토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