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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야2025년 2월5일 콩고민주공화국 동부 도시 고마가 엠(M)23 반군의 손에 넘어간 가운데, 격전 중 총에 맞고 불에 탄 차 옆에서 주민들이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우크라이나 동부의 광산을 탐내면서 채굴 이익을 요구해 제국주의적 약탈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아프리카 중부 드넓은 땅을 차지하고 있는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은 오히려 트럼프 정부를 향해 “우리 자원을 사가라”고 요청했다. 중앙정부와 반군, 그리고 이웃한 르완다가 깊이 얽혀 최악의 분쟁 지역이 돼버린 콩고 동부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아프리카 대륙 중동부의 대호수 지대에는 미국의 5대호처럼 국민연금 개인사업자 5개의 거대한 호수가 있다. 그중 하나가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키부 호수다. 표면적이 2700㎢에 이르는 거대한 호수가 해발 1500m에 펼쳐져 있다. 호수의 동쪽은 르완다, 서쪽은 민주콩고다. 서아프리카의 콩고와는 다른, 한때 ‘자이르’라고 불렸던 나라다. 수도인 킨샤사가 서쪽 멀리 자리 잡고 있어서 동쪽의 키부 지역은 중앙정부 영향력이 미치기 어렵다.
신한은행집담보대출 키부 호수 북쪽에 있는 고마. 공식적으론 인구가 80만명이지만 실제 주민은 200만명이라는 추산치도 있다. 고마는 20세기 초반 벨기에 식민통치 시절부터 내륙 교통의 중심지, 바꿔 말하면 수탈의 통로였다. 도시는 시골에서 몰려드는 이들과 유럽에서 건너온 이들이 섞이며 팽창을 거듭했고, 식민당국은 유럽인 지역과 토착민 지역으로 나눠 전형적인 디딤돌전세대출 식민지식 개발을 했다. 1960년 민주콩고가 독립했으나 그 후 반세기가 넘도록 머나먼 수도의 정권보다는 이웃한 르완다의 정치 상황에 휘둘렸다. 1994년 르완다 내전 때 국경을 넘어온 르완다 투치족과 후투족이 북키부 일대에서 싸움을 벌였고, 르완다의 내전이 끝난 뒤에도 이쪽 분쟁은 계속됐다.
유럽인들은 민주콩고에서 주로 고무를 약탈해 갔 본인신청 지만 20세기 후반부터 북키부 지역의 주된 채굴 대상은 코발트 등 희토류였다. 과거의 약탈자는 유럽 백인 세력이었지만 지금의 약탈자는 반군이다. 고마는 그 광물들이 거래되고 실려 나가는 중심 교역지다. 2000년대 내내 반군들은 주민들을 학살하고 집단 강간을 했다. 무장반군에 성폭행당한 여성들을 치료해온 의사 드니 무퀘게가 2018년 노벨평화상을 받기도 했 서울솔로몬저축은행 다.
그러다 최근 몇년 사이에 분쟁이 진정되는 듯했다. 정부가 제 기능을 발휘해서가 아니라, 반군이 정부를 자처하며 폭력적으로 군림하고 중앙정부는 아예 이 지역을 포기하다시피 하면서 평화 아닌 평화가 왔던 것이다. 그러나 반군들 가운데 엠(M)23이라 불리는 집단이 르완다의 지원을 등에 업고 무력 점령지를 넓혀가면서 다시 내전이 가열됐다. 이들은 중심 도시 고마까지 점령해버렸다. 여러 세력이 얽힌 내전일수록 해결책은 멀고 잔인함은 상상을 초월한다. 신체 훼손과 집단 강간, 아이들까지 죽이는 잔혹 행위가 이어지곤 한다. 2월 중순에는 이슬람 극단세력이 주민 70여명을 참수해 북키부 지역의 가톨릭교회당에 가져다 놓는 일까지 벌어졌다.



콩고민주공화국 경찰 총수인 블레즈 킬림발림바 장군(가운데)이 지난 24일 콩고 수도 킨샤사에서 열린 경찰 퍼레이드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지난해 르완다 수도 키갈리를 방문했을 때 “자원이 없는 르완다가 자원을 수출한다. 어디서 나서 수출을 하겠는가”라는 얘기를 들었다. 내전의 상처를 덮고 작지만 단단한 지역 강국이 된 르완다는 호수 건너편 반군을 밀어주고 자원을 가져가는 것은 물론이며, 정부군까지 들여보내 대놓고 약탈을 한다는 비난을 받는다. 규율이 세고 훈련이 잘된 르완다 군대는 대호수 지역의 최강자다. 미국 트럼프 정부는 얼마 전 민주콩고 반군을 지원한 르완다 각료를 제재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르완다를 향해 반군을 지원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자원이 부족한 내륙 국가로서 발전을 꿈꾸는 르완다가 욕심을 버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말로는 민주콩고 안에 있는 투치족을 보호하기 위해 개입한다고 하지만 실제 관심은 옆 나라 자원을 훔쳐오는 것에 쏠려 있다. 그러면서 새삼 ‘유럽 식민제국의 원죄’를 거론한다. 르완다 신문 더뉴타임스는 “19세기 후반 콩고와 르완다를 억지로 갈라놓은 벨기에 잘못”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물론 오래 쌓인 역사를 자원 다툼 정도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 키부 지역 사람들은 중앙정부 권력에서 배제된 것에 오랫동안 불만을 품어왔고, 정부가 반군 지도부를 잡아 가두는 것에 반발해왔다. 르완다의 도움 덕에 세력이 커진 반군은 이제 수도로 진격할 채비를 하고 있다. 유럽의 몇몇 학자들은 “반군이 관여한 광물자원을 구매하지 않도록 미국과 유럽 기업들이 10년 넘게 노력했지만 민주콩고 내전은 끝나지 않았다”면서 자원을 중심에 놓고 해석하는 것 자체가 아프리카 분쟁에 대한 서구의 편견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제 싸움은 키부 호수 남부로까지 확대되고 있는데 민주콩고 정부는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어 보인다. 펠릭스 치세케디 대통령은 “자원의 소유자는 르완다가 아니라 우리”라면서 트럼프 정부의 르완다 제재를 환영했고, “훔친 자원이 아닌 우리 자원을 사 가라”며 미국에 손짓했다. 미국도 이 거래를 반길까? 어쩌면 트럼프가 광물을 노리고 아프리카 내륙의 가난한 땅에 조금이나마 눈길을 보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민주콩고 사람들의 인권이나 국가발전에 관심을 가질 것 같지는 않다. 트럼프 정부는 빈국들을 지원해온 국제개발처(USAID)를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트럼프는 이 기구를 이끌어온 이들을 “급진 좌파 미치광이들”이라고 했고, 일론 머스크는 “개선 불가능한 범죄조직”으로 못 박았다. 직원 1만명 중 300명 못 미치는 이들만 남길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국제개발처는 트럼프 주장처럼 외국의 가난뱅이들만을 위해 돈을 퍼부은 게 아니다. 엄청난 보조금을 받으며 지탱해온 미국 농장과 목장들이 생산하는 잉여 곡물과 축산물을 사들여 빈국에 지원하는 일도 했다. 그 돈이 끊기게 되자 미국 농장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이 기구를 무력화하면서 미국 지원을 받아온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고통이 가중된다는 뉴스가 줄을 이었다. 실제로 국제개발처의 국가별 원조액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2023년 160억달러(약 23조원)를 받아 압도적인 1위였고, 그다음이 에티오피아, 요르단,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순서였다. 여섯번째로 많은 지원을 받은 민주콩고가 받은 액수는 9억3600만달러(약 1조3400억원). 그 돈이 끊기면 민주콩고 사람들은 타격을 받는다. 이 나라에서 일하던 국제개발처의 미국인 직원들은 부랴부랴 귀국길에 올랐고, 북키부의 내전 피해자들은 코발트만큼의 관심도 못 받으며 국경을 넘어 피란을 떠나고 있다.
구정은 국제전문 저널리스트



구정은 국제전문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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