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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않을래? 우리집에!"
배다른 자매 스즈에게 세 자매의 맏언니 사치가 던지는 이 한 마디는 꽤 묵직하다. 조심스럽지만 분명하고, 의문형이지만 "꼭 오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은 듯한 제안이다. 그렇게 그들은 이제 세 자매가 아닌 네 자매가 된다. 지난 1월 개막한 연극 ‘바닷마을 다이어리’다. 이 작품의 전체 정서를 관통하는 이 한 마디를 던지는 사치는 배우 박하선의 몫이다.
박하선은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경력직 배우다. 지난 2023년 초연 당시에도 사치였고, 재연 공연에서 다시 사치로 분했다. 임수향(요시노), 소주연(치카), 신예서(스즈)와 짝을 이 개인회생대출상품 룬 2월20일 공연 무대에 오른 박하선은 사치 그 자체였다.
사치는 많은 짐을 짊어진 인물이다. 철없는 엄마 아래 자라며 딱히 존중받아본 기억이 없다. 하지만 그가 챙겨야 할 동생은 둘이었다. 시간이 흘러, 가족을 등지고 떠났던 아버지의 부고를 듣고 달려간 장례식장에서 배다른 동생을 만난다. 스즈다. 물리적 나이는 적지만 웃자란 듯 성숙 지급불능상태 한 스즈에게는 어릴 적 자신의 모습이 언뜻 보인다. 사치는 그런 스즈를 두고 발길을 돌리기 어렵다. 그래도 스즈의 마음을 헤아리기 위해 "가자! 우리집에"가 아니라 "오지 않을래? 우리집에"라고 넌지시 물었고, 자신과 닮은 언니의 모습에 스즈는 고개를 끄덕인다.
박하선은 정확한 발음과 절제된 감정으로 사려깊고 반듯한 사치를 효과적으로 그 정부부동산대책 렸다. 사치는 좀처럼 흐트러짐이 없다. 항상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있고, 최소한의 동작과 말만 한다. 하지만 박하선이 음절마다 새긴 감정은 관객에 선명하게 전달된다.
사치의 억눌렸던 감정은 한 순간 폭발한다. 아버지의 외도로 상처입은 가족 구성원이었던 사치가 만나는 남자 역시 공교롭게도 유부남이다. "함께 떠나자"는 그 남자의 제안에 사 카드값 치는 갈등한다. 항상 동생들의 다툼을 봉합하는 입장이었던 사치가 동생들과 대립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그 순간 사치가 느끼는 복잡다단한 감정은 박하선의 분출하는 에너지로 풍성하게 표현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낮잠’(2013) 이후 13년 만에 그의 연극 복귀작이었다. 긴 시간 드라마, 영화 등 매체 연기에 익숙해졌지만 무대 위 국민은행인터넷뱅킹 한정적 공간 안에서도 사치의 희로애락을 적절하게 배분해내는 그의 연기는 괄목할 만하다. 그리고 2년의 숙성 과정을 거치고 재연 무대에서 보여준 연기는 한층 더 무르익었다.
박하선은 자신의 SNS를 통해 "무대 뒤에서도 내내 행복했던, 참 좋은, 따뜻한 작품"이라고 ‘바닷마을 다이어리’를 기억한다. 관객들은 ‘매진’으로 박하선의 진심에 화답하고 있다.
한편,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오는 23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안진용 기자